
공장이나 대형 건물의 전력설비에서 역률 개선을 위해 사용되는 진상콘덴서(콘덴서 뱅크)는 전기요금 절감과 설비 효율 향상에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진상콘덴서가 연결된 차단기, 전선, 버스바를 열화상카메라로 점검하다 보면 상별 전류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도 특정 상만 온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우를 종종 확인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측정 오류가 아니라, 진상콘덴서 회로가 가진 구조적 특성과 운전 특성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1. 진상콘덴서 회로의 기본 특성
진상콘덴서는 유효전력을 직접 소비하는 일반 부하와 달리 무효전력을 공급하는 설비이다. 이 때문에 콘덴서 회로에는 전압보다 앞서는 진상 전류가 흐르며, 부하 상태에 따라 투입과 차단이 빈번하게 반복된다. 또한 콘덴서 내부에는 등가직렬저항(ESR)이 존재하고, 이 ESR 값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전류 크기만으로는 발열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2. 동일 전류인데 상별 온도차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접촉저항의 차이다. 차단기 접점, 단자 체결부, 버스바 접속부 중 어느 한 곳이라도 체결 토크가 부족하거나 산화가 진행되면 접촉저항이 증가한다. 전기 발열은 발열량 = I² × R의 관계를 따르기 때문에, 전류가 동일하더라도 저항이 조금만 증가해도 발열은 급격히 커진다.
이로 인해 특정 상의 차단기 단자나 버스바 접속부만 국부적으로 고온이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3. 콘덴서 자체의 열화 불균형
동일한 용량으로 설치된 콘덴서라 하더라도 제조 오차, 운전 시간 차이, 온도 환경 차이로 인해 내부 ESR이 상별로 다르게 증가할 수 있다. ESR이 증가한 콘덴서는 동일 전류가 흐르더라도 더 많은 열을 발생시키며, 이 열이 차단기나 연결 전선, 버스바로 전달되어 상별 온도차로 나타난다.
4. 고조파와 진상콘덴서의 관계
현대 공장 설비에는 인버터, UPS, 정류기, 용접기 등 고조파를 발생시키는 부하가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리액터가 없는 진상콘덴서를 사용하면 고조파 전류가 콘덴서 회로로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고조파 전류는 실효전류를 증가시키고, 특정 상에 더 많이 분포되는 경우도 있어 상별 발열 불균형을 초래한다. 이 경우 전류계로 측정한 값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 열화상에서는 뚜렷한 온도 차이가 확인된다.
5. 운전 시간과 투입 순서의 영향
자동 역률조정반(APFC)을 사용하는 경우, 콘덴서 스텝의 투입 순서가 고정되어 있는 현장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때 특정 스텝이나 특정 상이 다른 상보다 더 오랜 시간 투입 상태로 유지되면 열이 누적되어 상별 온도차가 발생한다.
특히 여름철처럼 주변 온도가 높은 환경에서는 이러한 누적 발열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난다.
6. 설치 구조와 방열 조건의 차이
전기적으로는 정상이라 하더라도 물리적인 설치 환경에 따라 온도 차이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특정 상의 전선만 케이블이 밀집된 구간을 지나가거나, 콘덴서함 내부의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방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차단기의 상·중·하 위치 차이, 버스바 배열 구조 차이도 상별 온도차의 원인이 된다.
7. 정상 범위와 위험 신호 구분
실무적으로 상별 온도차가 5~10℃ 이내라면 설치 환경이나 방열 조건에 따른 정상 범위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0~20℃ 이상의 차이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주의가 필요하며, 20℃ 이상 차이가 나거나 특정 접속부에 국부적인 핫스팟이 나타난다면 즉시 점검과 보수가 필요하다.
특히 콘덴서 케이스 변색, 팽창, 이상 소음이 동반된다면 조기 교체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결론
진상콘덴서가 연결된 차단기, 전선, 버스바에서 상별 온도차가 발생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며, 구조적·전기적 특성상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그 온도차의 크기와 패턴에 따라 단순한 정상 현상인지, 고장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신호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전기안전관리자의 중요한 역할이다.
전류 측정과 열화상 측정을 함께 활용하고, 주기적인 기록과 비교 분석을 통해 설비 상태를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 방법이다.